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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님 <Flower> 축전가면라이더/Ex-Aid 2017. 1. 22. 20:17
내리쬐는 남국의 태양과 사방을 메우는 파도 소리. 투명한 하늘색 바다와 푸른 하늘. 누구나 손에 꼽는 여행지 후보. 꿈의 섬. 하와이. 동경하던 섬에 도착한 이들의 발걸음은 지극히 가볍다. 그 중 선글라스를 쓴 사내 쪽은 완전히 하와이에 동화한 옷차림이다. 그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뛰쳐나갔다.
“아아! 키리야 씨! 너무 앞섰어요!”
하얀 후드티를 입은 사내 쪽이 앞서 나간 이를 쫓아 달린다. 훌쩍 앞서 나가던 이는 뒤에서 누군가 요란스레 넘어지는 쿵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달음을 멈춘다. 돌아서 보니 제 뒤에 일행인 남자가 엉망진창으로 뒹굴고 있었다.
“벌써부터 넘어질 일이냐.”
“으으…….”
사내가 입은 요란스러운 하와이안 스타일의 셔츠가 바람에 나부낀다. 사내, 쿠죠 키리야는 피식 웃으며 넘어진 제 동료에게 다가갔다. 자. 내 손 잡아. 그렇게 말하며 내미는 손은 까무잡잡하다. 넘어진 이, 호죠 에무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도 그 손을 잡는다.
“키리야 씨가 너무 빨랐다고요.”
“하하. 미안, 미안. 너무 흥분해서 그만.”
제 손을 잡은 에무가 툴툴거리는 양을 보며 키리야는 크게 웃어버린다. 일어나서 몸을 탁탁 터는 에무의 등을 키리야가 툭 쳤다.
“너무 그렇게 토라지지 마. 같이 가면 되잖아.”
“처음부터 그렇게 해달라고요.”
에무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키리야는 바다를 향해 힘차게 걸었다. 에무는 조금 더 머리가 높은 탓에 불편한 자세로 질질 끌리는 형국이 되었다. 그 와중에 슬그머니 키리야의 얼굴을 본 에무는,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이제 그만 놔 줘요.”
그러나 계속 불편하게 있기는 힘들어서 에무는 팔을 풀고 키리야를 내려다보았다. 키리야가 웃고 있었다. 에무는 순간 멈칫한다. 그러다가 그 역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걸 본 키리야가 배시시 웃었다.
“이제야 웃네, 에무.”
“…….”
정말! 홱 고개를 돌리는 에무의 귀가 빨갛다. 키리야는 그런 에무의 손을 잡고 달렸다. 또 끌리며 넘어지지 않을까, 에무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어렵사리 그를 따라 뛰었다. 마주치는 바닷바람이 좋았다. 정말로 즐거워 보이는 키리야의 모습.
‘실은 나, 하와이 좋아하거든.’
그 한 마디로 시작된 풍경.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인다. 거기서 에무가 뒤를 돌아보면 멀찍이 붉은 꽃밭이 보인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 더미들. 히비스커스, 라고 하던가. 허브티의 이름으로나 들어보았을 꽃들이 흩날리는 풍경이 제 손을 잡은 이와 제법 어울린다고 에무는 생각한다.
“에무!”
이윽고 에무의 망상이 히비스커스를 든 키리야의 모습으로 넘어가려던 찰나, 키리야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앞 똑바로 안 보면 또 넘어진다?”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활짝 웃으며 모래밭을 달리는 사내 둘. 그 뒤에서 흔들리고 있는 히비스커스의 봉오리들. 진한 바다 내음. 하와이.
그것은 어느 날의, 깨고 싶지 않던 꿈.
개그회지에 시리어스로 괜찮은가....
하현님의 에무키리 회지 발간 축하드립니다!
김우산 드림
----------------------------------------------------개그....가 아니었더라구요 책을 보고 나니까(...) 어쩐지 사과드려야 할 것 같아서...
하현님 책에 펑크방지용(?) 축전으로 드렸던 내용입니다.
꽃 소재라 하셔서 왠지 '하와이의 그 꽃'이 나오겠지 싶어서(=히비스커스)
대신 저 둘을 하와이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문장 덕에 훌륭한 시리어스로 변환.
여러분. 시리어스 작품 만들기 아주 쉽습니다. 기억해주세요 (이럼)
2페이지 안에 글 마무리짓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
매번 생각하지만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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