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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큐쟈-제트라이] 어둠의 램프 (To. 레밤님)
    슈퍼전대 2016. 1. 4. 00:13



    - 12화까지만 보고 쓰는 거라... 뒤에 나오는 부분과 충돌할 수 있으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완전 날조입니다. 미리 사과드립니다.



    1/1일. 레밤님 생일을 축하드리며.




    ------------------------



     어둠이란 그 형체가 뚜렷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디에도 있고, 또한 어디에도 없을 수 있는 것이 어둠이었다. 어둠은 어디로든 향했다. 어디에든 멈추었다. 어둠이 가는 길은 어둠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인간이 눈을 감았다 뜨는 것처럼 순간순간에 어둠은 존재했다. 그렇다고 어둠이 무언가 손을 뻗거나, 제 힘을 확장하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어둠은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 어둠에게는 생각이 없었다. 존재의의가 곧 존재인 이에게 어찌 생각이라는 것이 있을까.


     "우와. 엄청 어둡잖아."


     존재하기만 하던 어둠에게 어느 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둠은 놀랐다. 어둠은 어떠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들리긴 했지만 어둠의 존재에게 있어 어떠한 반향도 일으키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목소리만큼은 특별하다. 뚜렷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어둠에게 다가왔다.


     "내 목소리가 들려?"


     어둠은 저도 모르게 말이라는 것을 했다. 제게 들리는 목소리가 '인간'이라고 하는 종족의 어린 아이임을 알고서 하는 말이었다. 어둠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인간이 어떤 소리를 내면 들릴지도 알았다. 아이는 어둠의 목소리를 듣고 크게 놀랐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어둠을 향해 눈을 빛내었다. 


     "방금 목소리가 들렸어?"


     아이는 연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이었다. 자그마한 아이가 입은 빨간 점퍼는 유독 눈에 띄었다. 맑게 빛나는 아이의 눈을 보며 어둠은 무언가 낯선 감각을 느꼈다.


     "응. 내가 말했어."


     어둠은 말했다. 아이는 눈을 또 다시 휘둥그레 뜬다.


     "네가 말한 거야?"

     "응."

     "너는 어디에 있어?"


     아이가 물었다. 어둠은 당황했다. 어디에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할 지 몰랐다. 어둠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렇기에 장소를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없었다. 아이는 재차 물었다. 어둠은 대답할 수 없었다.


     "저기. 너는 어디에 있어? 내게 보여줘."


     아이는 어둠에게 다가갔다. 어둠을 보기 위하여 아이는 어둠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아이의 눈에는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가 보는 그 안이야말로 어둠이 있는 곳이었다.


     "나는 여기에 있어."


     어둠은 말했다.


     "네 곁에 있어."

     "보이지 않아."

     "네 곁에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아."


     어둠은 다시 말했다. 아이는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아이에게는 너무 어려운 개념이었다. 어둠은 난처했다. 그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 있더라도 어둠은 알지 못하였다. 추상적인 존재에게 있어 구체적인 설명이란 몹시 어려운 것이었다. 


     "아."


     그 때 아이는 램프를 켰다. 아이가 항상 들고 다니는 듯한 자그마한 손전등이었다. 어둠은 램프의 곁에서 벗어났다. 반짝이는 램프의 빛이 아이의 얼굴을 비치었다. 아이는 그 빛을 여기저기 흔들어 보았다. 당연히 어둠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램프를 멀리한 곳은 곧 새까매진다. 짙은 어둠이 들러붙는다.


     "으음. 보이지 않네."


     반짝이는 빛. 어둠은 저를 없애버리는 듯한 빛이 두려웠다. 그러나, 빛이 사라진 자리에 자신이 더욱 짙게 깔려 있었음을 어둠은 깨닫는다. 


     "어디에 있어? 대답해 줘."

     "나는 여기에 있어."


     아이의 부름에 어둠은 대답하였다. 짙게 깔린 어둠 너머에서 대답이 들리자, 아이는 손전등을 그 쪽으로 비치었다. 어둠은 당연히 빛이 사라진 뒤, 짙게 깔린 너머로 숨어들어간다. 아이의 눈에는 어둠이 보이지 않는다.


     "으음."


     아이는 곧 뭔가를 생각하는 듯 했다. 그 때, 어둠은 자신이 요동치는 것을 알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가 울렁인다. 거대한 파장이 그 자신을 온통 뒤흔드는 느낌이 들었다. 어둠은 당황했다. 빛이 일렁였다. 짙게 깔린 스스로에게서 무언가, '형태'가 태어남을 알았다.


     "찾았다~!"


     아이가 활짝 웃었다. 어둠은 깜짝 놀라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분명 아무런 형체도 없던 자신은 어떤 형태를 가지고 아이의 앞에 서 있음을 알았다. 어둠은 눈을 깜빡였다. 빛을 비치며 다가오는 아이를 똑바로 보았다. 어둠은 인간의 형태로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을 하고서, 아이와 비슷한 소년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영문을 몰라 잠시 고민하던 이는, 곧 아이의 주변에 일렁이는 힘을 느꼈다. 아까 어둠의 파장을 혼란케 했던 바로 그 힘이다.


     '이미지네이션.'


     그 힘이 무엇인지 어둠은 곧 깨달았다. 아이는 상상하는 능력이 비대했다. 그랬기에 원래는 존재할 리 없는 어둠에게 형태를 부여해준 것이다. 순전히 자신의 '상상'으로. 어둠은 아이를 보았다. 그의 주변에 일렁이는 빛은 제 옆의 어둠을 없애고 있었지만, 대신 그것이 비치지 않는 곳의 어둠을 더욱 짙게 하고 있었다. 어둠은 알았다. 강한 빛이야말로, 여기에 있는 빛이야말로 어둠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어둠이 처음으로 깨달은 빛은 몹시도 아름다웠다.


     "거기에 있었구나."

     "응."

     "외롭지 않았어?"


     아이는 물었다. 어둠은 고개를 저었다. 외로움의 개념은 그에게 희박한 탓이다.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쓸쓸하지 않아?"

     "쓸쓸해?"


     어둠은 되물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나한텐 친구들이 있거든. 토캇치랑 미오랑 히카리랑 카구라!"

     "친구?"


     아이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서는 어둠의 손을 잡았다. 어둠은 놀랐다. 덥썩 처음으로 잡은 아이의 손에 든 느낌을 어둠은 처음으로 깨달았다. 따뜻하다. 빛에 닿아본 적은 없었지만, 빛에 닿는다면 분명 이런 느낌일 것이라고 어둠은 생각한다. 


     어둠은 아이의 손에 이끌려 바깥에 나왔다. 그러나 너무도 눈부신 빛은 어둠을 버티지 못하게 하였다. 아이와 즐겁게 논 것도 잠시, 어둠은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아이의 얼굴이 시무룩한 것이 보인다.


     "정말. 아쉽네."


     다음에 또 놀자. 손을 흔드는 아이를 뒤로 한 채 어둠은 다시 어둠으로 돌아갔다. 아이의 상상이 없는 한 제 형태는 다시 무(無), 처음의 추상적인 모습일 뿐이다. 모든 것이 된 어둠은 생각했다. 그 빛이. 잠깐 보았던 아이의 일렁이는 빛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어둠은  깨닫는다. 어둠은 필연적으로 빛을 필요로 한다. 빛 앞에 있어야 비로소 어둠이 생긴다. 또한 빛이 강할 수록, 그 어둠 또한 강해진다.  


     '반짝반짝.'


     어둠은 그 빛을 동경하기 시작한다. 반짝이는 것의 아름다움을 알아버린 어둠은, 그 반짝이는 것을 찾기 위해 제 세력을 확장하기로 한다. 섀도우. 그림자. 그것은 빛 앞에 서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어둠은 '형체'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제 부하들을 만들어 냈다. 더욱 반짝이는 빛을 찾아서. 더욱 짙은 어둠을 만들기 위해서. 상상하는 힘으로 어둠이 만들어낸 수많은 형체들은 각기 개성을 가지고서 세상을 더욱 검게 물들이게 될 것이다.


     섀도우 라인의 탄생이었다.







     "좋은데. 반짝반짝하고 있어."


     어둠의 황제, 제트는 새로운 빛을 만났다. 그것은 그가 어둠으로서만 존재하던 시절 가장 처음 보았던 빛이었다. 어둠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지금 제 앞에 있는 레인보우 라인의 사람. 토큐쟈라고 불리는 전사 중 하나인 붉은 점퍼의 청년이 누구인지. 정신없이 치킨을 먹고 있던 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당연하게도 어둠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어둠은 기뻐했다. 그를 포함한, 지금 나와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이 빛나고 있었다. 


     어둠은 빛의 아래에 존재한다. 빛이, 반짝일수록 어둠은 거세어진다.


     "형도 지금 반짝거리고 있네."

     "정말이냐? 지금, 반짝거리고 있어?"


     그렇기에 제트는 무엇보다 기쁜 것이다. 그를 존재케 한 빛이, 자신을 반짝인다고 하는 것이.


     "아. 이름을 묻지 않았네. 나는 라이토."

     "라이토인가. 나는……."


     어둠의 황제. 제트야. 반짝이는 너를 집어삼키러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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