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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사
    가면라이더/Drive 2016. 6. 15. 21:45




    #팔로워들이_가르쳐주는_내_필체의_특징을_전부_바꿔서_글을_써본다


    - 장황한 미사여구가 없다

    - 묘사보다 진행 위주

    - 간결하고 필요하다 싶은 것만 잘 나온다

    - 감정선이 담담하고 담백하다

    - 의성어, 의태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을 바꿔서 써보려 했습니다만 잘 됐을지는 모르겠군요.

    아니 이거 너무 힘들어.........

    고우브렌입니다. 하는 거로만 보면 브렌고우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난 원래 이렇게 썼어 (이럼




    ---------------------------------------------------------------



     길고 일그러진 밤이다. 하염없이 늘어지는 시간과 일렁이는 고통이 오늘 밤을 또 괴롭게 한다. 밤은 길고, 낮은 그보다 더 길다. 지독한 시간. 내 몸을 집어 삼키는 검고 질척한 감정은 나를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 하다. 사르르. 내 것이 아닌 손 끝이 척추에 닿았다. 척추를 훑고 올라가 견갑골을 손바닥으로 감싸 만진다. 뼈마디가 도드라진 손이 내 등 여기저기를 만지다가 아래로 스르륵 쓸어내린다. 오도도 돋는 소름에 몸이 떨렸다. 나는 그 손길에 시선 하나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내가 아니었으며, 또한 그것의 얼굴을 마주한 뒤의 내가 어떻게 할 지는 나 자신도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밤바람 소리가 윙윙 울렸다. 찬 공기가 뺨에 닿았다 흐트러진다. 눈꺼풀이 떨렸다.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독사 같은 목소리가 고막, 그리고 뇌를 가득 메워버린다. 금방이라도 나를 찢어낼 것만 같은 맹독의 목소리를 가진 주인은 뒤에서부터 나를 끌어안는 자세를 취하더니 등을 쓸어내렸던 제 오른손을 들어 내 턱을 검지로 슥 훑었다. 그러더니 곧 손바닥 전체로 내 뺨을 스윽 감싼다. 아까 등을 만질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부드럽네요. 내가 만졌던 인간 피부도 이런 느낌이지는 않았는데."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의 손바닥이 내 뺨을 톡톡 두드렸다.


     "뽀얗고, 티도 없고, 말랑말랑하고. 기왕이면 더 오래 만지고 싶군요."

     "닳으니까 안 돼."

     "만진다고 닳지 않는 것 정도는 제 몸으로 압니다."


     뒤에서 독사가 웃었다. 키키킥. 하는 비웃음소리가 유독 떨쳐지지를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내 안에서 지금도 나를 잡아먹으려 입을 벌리고 있는 어떠한 감정의 괴물과 뒤섞여서 독의 색을 만들어내고 있다. 먹으면 죽을 맹독임을 알면서도 나는 결국 내 몸을 싸고서 그 질척한 입을 벌리는 괴물을 거부할 수가 없다.


     "정말로 극상입니다. 당신은. 기왕이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전부 맛보고 싶어져요."

     "안 돼."

     "그렇게 말하며 매번 내 밑에서 비참하게 울지 않았던가요."


     독사가 뺨을 만지던 손을 홱 밀었다. 나는 졸지에 얼굴이 휙 돌아갔고, 그 덕에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얼굴을 마주친다. 밀밭을 닮은 듯한, 약간 곱슬진 연갈색의 머리카락. 그 아래 어울리지도 않게 쓴 은색 프레임의 각진 안경. 그 너머에는 짙고 검은, 그러나 밤하늘의 별빛에 비치어 일렁거리는 심연의 빛을 띄는 눈이 있다. 그 안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감정과 몹시 유사한 것이 있다. 그것이 뿜는 독기를 최대한 피하고 싶어 시선조차 제대로 마주하려 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에게는 안타깝게도 통하지는 않은 듯 하다. 내 얼굴을 본 그는 씨익 웃었다. 꼬리를 비틀어가며 짓는 웃음은 사뭇 비열하게 보인다. 그의 얼굴을 뒤덮은 어둠이 공기 중에 녹아내리는 것 같아서, 나는 그 앞에서 숨을 쉬는 것조차도 쉽지 않아 자꾸 켈록 기침을 하려다 하지 못한다.


     "마하. 시지마 고우."


     독사는 그 혀로 내 이름을 부른다. 그리고 대답을 하려 열었던 내 입술을 순식간에 강탈한다. 촉촉한 입술이 닿아, 질척이는 액체음을 내면서 내 입술을 자꾸만 핥는다. 독 묻은 혀가 자꾸만 내 혀에 닿는다. 혀끝이 얼얼한 듯한 강렬한 착각을 느낀다. 그것이 착각이라고 말해주려는 듯 그는 제 혀로 내 안을 이리저리 탐하였다. 치열을 훑다가도 내 혀를 찾아 기어코 한 번 빨아들인 뒤에 놓아준다. 이상할 정도로 집착적인 키스는 그에게서 떨어지려는 나와 내게 달라붙는 그의 보이지 않는 싸움 끝에 그가 아쉬운 듯 내 입술에서 툭 떨어지고 나서야 끝이 났다. 입술 끝으로 길게 은사가 늘어졌다. 그가 고개를 들자 그것은 덧없이도 끊어진다. 그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제 입술을 혀로 한 번 쓸어본다. 검은 눈에 일렁이는, 표정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환희다. 나는 절로 얼굴을 구기게 된다. 그의 환희가 내게 전혀 기쁨을 줄 리가 없다. 불쾌하기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 그는, 내 앞에서 똬리를 틀고서 나를 잡아먹기를 기다리는 저 독사는 나의 적이고, 내가 반드시 부숴야만 할 존재다. 그러니 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


     "언제까지나 나는 당신이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또 다시 내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의 뼈마디 끝이 닿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이렇게 계속, 당신의 이 넘치는 감정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입술에 가볍게 키스. 아아. 어서 닦고 싶다. 질척한 게 내 몸에 들러붙은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이 난다. 그러나 오늘 밤 그는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어제도, 그제도. 내가 그의 편에 서기로 거래를 한 그 날부터. 


     "오늘의 맛은, 불쾌감인가요."


     독사가 싱긋 웃었다.


     "잘 먹겠습니다. 오늘도."


     그는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빨리는 느낌 너머에는 독사의 얼굴과 마치 장미의 잎 색깔처럼 붉게 물든 자국. 내게는 좋을 리 없는 키스 마크를 보며 독사는 만족한 듯 웃으며 내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는다. 차가운 손이 살에 직접 닿는 느낌은 불쾌감을 주면서도 묘한 쾌감을 준다. 독에 감염이라도 된 것일까. 이대로라면 내 몸은 그대로 독에 녹아 무너질지도 모른다.


     감정의 괴물이 입을 벌린다. 아아. 잡아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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